작가님의 그림이 담긴 노트들을 실제로 보게 되어 무척 기쁘고 설레요.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마키토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를 먼저 묻고 싶었어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마키토이’라는 이름은 제가 대학에 다닐 당시 좋아하던 만화 캐릭터의 이름 앞 글자 뒤에 토이를 붙인 거예요. 당시 만화 관련 행사에 참가해 부직포로 인형을 만들었는데 이름이 필요해서 즉흥적으로 만들게 되었어요.
저는 당연히 미술 쪽 전공을 하신 줄 알았는데 심리학을 전공하셨더라고요.
학과를 선택할 때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진로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 만화를 하고 싶었는데 이미 시험을 다 치르고 학교를 정해야 할 때라 늦었던 거예요. 심리학을 선택하면 나중에 만화를 그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나름 재밌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공부가 만만치 않았죠.
마음속에는 늘 만화를 품고 있었던 거군요.
사실 대학에 원서를 쓰러 간 첫날 가장 먼저 만화 동아리 위치를 파악했어요(웃음). 친구들이 수업을 마치고 돌아올 시간에 저는 느지막이 만화 동아리를 가려고 학교에 갔던 것 같아요.
아 정말요?
근데 제가 낯가림이 많거든요. 동아리를 너무 가고 싶은데 쉽지 않아서 함께 자취하던 친구를 데려갔어요. 그 친구와 함께 동아리를 다니면서 적응한 다음에 줄곧 혼자 가게 되었죠. 사실 학과 생활보다는 동아리 활동을 더 많이 한 것 같아요. 만화 동아리에서 일 년에 한두 번 전시 같은 걸 했거든요. 일러스트 전시 같은 형태인데 그것들을 준비하기도 했고요. 다만 그림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굉장히 세밀하게 준비했던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늘 마음만 깊숙하게 갖고 있었던 것 같네요.
졸업한 이후에는 어떤 길을 밟아 오셨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졸업하기 전에 잠시 국비지원이 되는 웹마스터 과정을 배웠어요. 졸업 후 별다른 취업 활동 없이 지내다가 마주한 현실을 자각하고 전에 배웠던 것들을 토대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그림을 하나씩 올리기 시작했어요. 당시에 블로그도 같이 했는데, 그때가 블로그 스킨이 새로 오픈되던 시기였거든요. 이후 운이 좋게도 네이버 외주사에서 일하던 디자이너분이 그림을 좋게 보시고 제안을 주셔서 일을 하다가 연결이 되어서 네이버 일러스트팀에서 6년 정도 일을 했어요. 퇴사 후에는 프리랜서로 외주 일을 하면서 지냈죠. 지금처럼 개인 작업을 충실히 하기 시작한 것은 데일리 드로잉을 하면서부터에요.
그림이라는 게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거네요.
저의 삶의 방식 중 하나가 되었죠. 꾸준히 해오면서 당연해진 것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계속 성실하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