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오브뷰 대표 김재원입니다. 2018년 도쿄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생각했어요. ‘문구 브랜드를 해야겠다’. 어릴 때부터 문구점 주인이 꿈이었거든요. 물론 주위에서 우려가 많았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문구점은 달랐어요. 회사 사람들을 설득했습니다. 처음에는 운영하던 건물 구석에 테이블 하나 놓고 굉장히 작게 시작했어요. 

당시 저는 성수동의 편집샵인 오르에르를 운영 중이었는데요. 그땐 문구를 보러 오는 손님보다 오르에르를 왔다가 ‘문구점도 있네?’하고 구경하는 손님이 대부분이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도가 역전되는 게 느껴졌어요. 고민했죠. 포인트오브뷰를 좀 더 키워볼지, 기존에 하던 카페와 함께 병행할지요.

2022년 11월, 포인트오브뷰에 집중하기로 결심했어요. 아쉽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카페는 처음부터 제가 자신있는 분야가 아니었어요. 브랜드를 경험하는 데 카페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시작한 거였죠. 카페는 진입 문턱이 낮잖아요. 그렇게 시작한 카페가 점점 유명해졌죠. 카페를 더 성장시키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겠죠. 그러기엔 커피에 대해 아는 게 부족했어요. 대신 문구는 자신 있었죠. 어릴 때부터 용돈 받으면 문구점에서 탕진할 만큼 문구를 좋아했거든요. 또 필요한 것들은 직접 디자인할 수도 있고요.

처음부터 이름은 포인트오브뷰로 짓고 싶었어요. 보통 브랜드 이름 지을 때 고민을 많이 하거든요. 오르에르의 경우도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아 OR과 ER를 붙여 지었어요. 그런데 여기는 이름부터 짓고 시작했죠. 도구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문구의 뜻부터 다시 정의했어요. ‘문구’ 하면 대부분 어릴 때 경험한 학교 앞 문방구를 떠올려요. 하지만 제가 생각한 문구의 범위는 훨씬 광범위했어요. 창작을 위한 도구는 모두 포함될 수 있었어요. 포인트오브뷰는 그걸 제안하고 보여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죠. 단순히 펜과 노트가 도구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질문도 던지고, 드로잉존도 만들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창작의 도구가 이런 거야’라고 설명하기보다, 공간을 경험하면서 느끼길 바랬죠.